˖◛⁺˖ 올레의 미학.jpg
안녕하세요 제주 사는 어느 올레꾼입니다.
며칠 전, 혼자 올레길을 걷던 날이었어요.
그날은 파워풀하게 늦잠을 자고 일어났고, 남은 하루를 방치할 수 없어 대충 준비해 버스를 타고 쇠소깍까지 잘 도착했어요.
이런저런 이유로 스스로에게 단단히 삐진 상태에서 시작 스탬프를 찍으려는데 먼저 찍고 계시던 한 올레꾼께서 저에게 도장이 번진다며 휴지를 선뜻 건네주셨어요. 저는 프로올레꾼이라 이미 포스트잇 한 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 종이는 번질 수 있다 하시더군요. 이게이게 보니까 마음을 꽉 닫고 있었더니 저도 모르게 호의를 거절할 뻔했더라고요.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.
평소보다 빠르게 걸었어요. 어두워지고 길이 위험해질 수 있어서 중간에 돌아서야 하고 그렇게 되면 종점 도장을 찍지 못하니까요
차마 조급함을 지우지 못한 채 걷고 있었는데 "빠르게 걸으면 좋은 걸 못 봐요~" 라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어요.
앗차차𝆕 저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었지만 순간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히는 기분이더군요. 덕분에 저는 의식적으로 천천히 걸을 수 있었어요.
종점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외려 여유롭게 남았더군요.하하
이번 계기로 ‘다음번엔 더 천천히 걸어야겠다! 몸은 지치지만 기쁘게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종점에 다다르겠지’ 했어요.
되게 진부한 교훈같이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일상에 욱여넣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..!
그럼...
Olle Olle ! (괜찮은 하루 ! )
∘˚˳°∘°✿나만의 올레길 재밌게 걷는 방법✿∘˚˳°∘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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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대한 짐을 가볍게 한다. (오름을 맞닥뜨리는 순간,납득 가능!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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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올레꾼에게 잽싸게 먼저 인사한다. 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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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레길 표시 리본과 찰싹 ! 하이파이브 해준다. 🖐️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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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간에 간식으로 과일이나 단백질 바를 먹어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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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임 스탬프 어플로 시간과 풍경을 동시에 기록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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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악은 듣지 않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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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물을 만나면 안부 인사를 건네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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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리가 아프거나 손이 띵띵 부으면 잠깐 멈춰서 몸을 풀어준다.
올레꾼의 소소하지만 중요한 꿀팁 감사합니당